독서노트

학문의 즐거움

blueray 2009. 7. 12. 01:03




이 책을 처음 읽은 것은 고등학교 2학년 때인 1992년으로 기억된다. 학원 수학선생님이 권하셔서 한번 읽어보게 된 것이 이 책을 처음 읽게 된 계기다. 저자 히로나카 헤이스케는 교토대학 출신의 하버드대학 수학과 교수로, 특이점 해소이론을 세워 노벨상보다도 받기힘든 필드메달을 수상한 사람이다.

이 책은 처음 읽었을 때도 상당히 감동을 받았지만, 10년이 지난 지금까지도 꼭 곁에 두고 가끔씩 읽어볼 정도로 마음에 드는 말들이 많다. 특히, 고등학생 시절 처음 읽었을 때는 크게 와닿지 않던 부분도 이제 막 학자의 길을 걷기 시작한 지금의 입장에서는 새롭게 느껴지는 부분이 꽤 있다.

책을 읽은 감상은 생략하고, 그 동안 이 책을 읽으면서 밑줄긋고 거의 외우다시피 한 명언들을 인용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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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인간의 진정한 가치는 역경에 처했을 때 어떻게 대처해 나가는가 하는데서 나타난다.

-나는 수학을 연구하는데 있어 '끈기'를 신조로 삼고 있다. 문제를 해결하기까지에는 남보다 시간이 더 걸리지만 끝까지 관철하는 끈기는 뒤지지 않는다고 생각한다. 다른 사람이 한 시간에 해치우는 것을 두 시간이 걸리거나, 또다른 사람이 1년에 하는 일을 2년이 걸리더라도 결국 하고야 만다. 시간이 얼마나 걸리는가 하는 것보다는 끝까지 해내는 것이 더 중요하다는게 나의 신조이다.

-인간은 140억개나 되는 뇌세포 중에서 보통 10퍼센트, 많아야 20퍼센트밖에 사용하지 않는다고 한다. 잠자고 있는 세포들을 사용하기 위해서는 남보다 두세배의 시간을 투자할 수 밖에 없다. 적어도 나는 그 방법밖에 없다고 생각한다. 또 그것이 보통 두뇌를 가진 인간이 할 수 있는 유일한 최선의 방법이라고 믿고 있다.

-보통 사람의 인생은 직선적이라기보다 우여곡절이 있게 마련이다. 그리고 그 과정에서 되풀이되는 시행착오는 절대로 낭비가 아니다. 예를 들어 내가 중학교 시절 음악에 쏟은 열정도 음악하고는 전혀 관계없는 것처럼 보이는 수학을 연구하는데 쓰여졌다고 생각한다. 나중에 말하겠지만 배운 것, 또는 배우려고 노력한 것은 반드시 나중에 도움이 되기 마련이다.

-천재를 질투하는 것은 아무런 도움이 안된다. 여기서는 체념하는 것이 필요해진다. 체념한다고 해서 모두를 포기하는 것은 아니다. 그렇게 하면 질투심이 안생긴다. 그리고 남을 질투하는 마음이 없으면 자기의 정신에너지가 조금도 소모되는 일이 없고 판단력도 둔해지지 않는다. 결국 그것이 창조로 이어져 갈 것이라고 나는 생각한다.

-수학을 공부하다보면 문제의 90퍼센트를 해결하고도 나머지 10퍼센트를 못풀어서 막히는 경우가 자주 있다. 이것은 자칫하면 수학자를 신경쇠약에 걸리게 만드는 위험한 상황이지만 그렇다고 10퍼센트때문에 전체를 포기할 수도 없는 노릇이다. 그러므로 여기서 물러서지 않고 끝까지 끈기있게 승부를 걸 필요가 있다.

-보통 사람이 우수한 것을 창조하기 위해서는 성공경험만 쌓아서는 안된다. 때로는 성공에 필요한 노력을 했는데도 실패하는 경험을 할 필요가 있다.

-문제라는 것은 당신이 하는 방법과 반대로 구체적인 문제에서부터 자꾸 추상화시켜서, 마지막으로 제일 이상적인 형태로 만드는 것이 중요합니다. 문제가 이상적인 모양이 되면 자연히 풀릴 것입니다.(책 내용 중 오카 선생님의 말)

-지금까지 나는 연구태도 혹은 생활태도로서 우선 사실 그대로 파악할 것, 가설을 세울 것, 대상을 분석할 것, 그래도 길이 막힐 때는 대국을 볼 것, 이상의 네 가지를 나 자신에게 타이르고 있다고 설명해왔다. 더 나아가 사고하거나 창조할 때는 단순명쾌하게 되도록 노력할 것을 중시하고 있다.

-수학문제를 푸는데 있어서도 문제의 입장에 서서 생각하여 궁극적으로는 '문제'가 '자기'인지 '자기'가 '문제'인지 모를 정도로 서로 융합한 상태에 이르러서야 비로소 해결의 실마리가 되는 발상이 떠오르거나 법칙을 찾게 되는 것이다.

-사람은 무엇인가에 열중하고 있을 때는 설사 고생을 하고 있다고 하더라도 고생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창조에는 물론 필요도 있어야 하지만 어느 시점에는 욕망이 생기지 않으면 안된다. 즉 창조활동을 뒷받침하는 배경에는 "이러한 것을 만들 수 있었으면..."하는 욕망이나 부족한 것을 한결같이 구하는 갈망이 없으면 안된다. 그리고 이 욕망은 외부의 상황이나 유행이 아닌 자기 내부로부터 나온 것이 아니면 안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