끄적끄적

Minolta Himatic SD

blueray 2009. 7. 8. 00:43




요즘 RF카메라에 대해 관심이 생겨서 알아보다가 발견한 사진.
왼쪽에 있는 카메라는 미놀타 하이매틱 기종으로
미놀타 카메라 중에 가장 값이 싼 모델이다.
정확히 말하면 80년대 삼성항공과 합작으로 만들어낸
'삼성미놀타표' 카메라다.

이 사진을 발견하고 정말 반가웠던 것은
저 카메라가 바로 내가 어렸을적부터 대학에 입학할 때까지
우리 식구들을 찍어줬던 바로 그 모델이라는 것.
사실 카메라 모델명이 뭐였는지 기억을 못해서 그동안 찾아보지도 못했었다.
유치원때도, 중학교 졸업하던 날도
우리 가족의 모든 사진은 저 카메라로 찍었었다.

우리 가족의 추억이 남아있는 카메라..

그때는 카메라 종류가 뭔지도 모르고 그냥 막 찍었는데
지금보니 목측식 초점방식(즉 거리를 대충 눈대중으로 때려맞춰 초점을 맞추는 방식)에
38mm F2.7 Rokkor 단렌즈를 달고 있다.
(솔직히 저 카메라에 줌기능이 없었다는게 전혀 기억이 안난다.
그리고 목측식이면 초점맞추기가 쉽지 않았을텐데어떻게 사진을 찍었는지도 전혀 모르겠다.
지금 생각해보니 실패한 사진도 꽤 많았다..ㅡ.ㅡ;;;)

미놀타 카메라는 부모님께서 결혼한 후에 가족사진용으로
구입하신 듯 한데, 그리 넉넉한 형편이 아니었기 때문에
아마 그당시 제일 값싼 국산모델을 고르신게 아닌가 싶다.

최근에 디카열풍이 불고나서 다른 집들은 장롱을 뒤져보니
그 비싸다는 독일제 라이카도 나오고 콘탁스도 나오고 한다지만
우리집은 그럴 여유가 있는 집은 아니었기 때문에..

아무튼 저 미놀타 카메라는 95년에 내가 대학을 입학하면서
좀더 날씬하고 줌도 되는 예쁜 니콘카메라를 사게 됐고
그때 아마 더이상 필요없다고 생각해서 버렸던 것으로 기억한다.
아마 지금까지 가지고 있었다면 굳이 새로 카메라를
사지 않고도 간편하게 스냅샷을 찍을 수 있었을텐데.

그냥 방에 놓고 만지작거리기만 해도 추억이 담긴 물건이니까
무조건 뿌듯했을 듯 싶어 너무 아쉽다..
다른 건 몰라도 오랫동안 정이 든 카메라라는 물건은
그리 쉽게 버릴 물건은 아니라는 생각이 든다.

엇..

그러고보니 어쩌면 버리지 않고 장롱속에 그냥 넣어뒀을 가능성도..
당장 찾아봐야겠다..-_-;;

--> 찾아보니 결국 버린 것으로 판명남...아놔~~ 넘 아깝다..
그나마 요즘 황학동 중고벼룩시장 같은 곳에서는
저 카메라를 3만원이면 구할 수 있다하니 정말 세월의 무상함을 느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