끄적끄적

오! 수정

blueray 2009. 7. 8. 10:25



이 영화를 보고 새삼 느끼게 된 사실 하나.

"다른 사람은 몰라도 나만큼은 너에게 진심이야!"

라는 레파토리는 실제로 나뿐만 아니라 다른 남자들도 여자를 꼬실때
모두 써먹는 거라는 허탈한 사실....(...-_-)
(여자분들은 주지하시길..ㅋ)

표면적으로 드러나는 '순수한' 사랑의 뒷면에는
속물적인 계산과 육체적 욕망의 치밀한 조합이 숨겨져 있습니다..
묘하게도, 이 조합은 생각보다 은밀해서 본인 자신마저도 헷갈리기 일쑤란 것을
이 영화는 잘 보여주죠..

여간해선 속내를 드러내지 않는 이은주.
여우같은 이은주와 싸울 때 정보석이 내뱉는 절규에 가까운 말들..
"우리 관계가 무엇보다도 중요해" 내지는
"너를 보고 처음으로 결혼을 생각했어" 따위의 '진심어린' 대사들은
과연 어디까지가 진심일까요?? 이런 말들을 믿을 수 있기는 한 걸까요?
솔직히 어디까지가 사랑이고, 어디까지가 육체적인 욕망의 위선적인 포장일까요?
추측컨대, 아마 정보석 스스로도 잘 모를 겁니다..


그렇지만 마지막 부분에 나오는 "짝만 찾으면 만사형통"이란 말로 미루어 짐작컨대..
아마 홍상수 감독은 사랑에 대해 무조건 냉소적인 결론을 내려버릴
의도는 아니었던 듯 합니다. 그렇게 순정만화틱한 지고지순한 사랑은 아니지만
어쨌든 이것이 대다수의 인간들이 살아가는 방식이고 실제 사랑의 모습인 이상
현실적으로 이해하고 받아들이는게 좋지 않겠냐...머 그런 뜻인것 같습니다.
어쨌든 결혼해서 행복하게 잘 살면 되는 거잖아요.

문득 궁금해지는군요..
사랑이 찾아올 때, 나는 과연 얼마만큼 순수할 수 있을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