끄적끄적

후원하는 아이에게서 받은 편지

blueray 2013. 8. 11. 20:02

 

후원하는 15살 중학생 아이에게서 처음으로 손편지를 받았다.

이곳저곳에 지우개로 썼다지웠다 한 흔적들을 보니 아이가 편지 쓰느라 고심을 많이 한 것 같다.

난 그냥 이메일로 편하게 적어 보냈는데, 답장을 보내는 아이 입장에서는 그게 아니었던 모양이다.

담엔 나도 손편지로 적어보내야겠음..

 

후원아동 한 명에 복수의 후원자가 배정되기 때문에,

아이는 시시때때로 여러 명의 후원자에게 편지를 써서 보내야 하는 번거로움이 있을 것 같아 걱정이 된다.

아이에게 부담을 주지 않기 위해 앞으로는 가급적이면 편지보다는 현금을 자주 부쳐주는 것으로 후원을 대신하려고 한다.

 

알고보니 아이가 서울대와 가까운 사당역 근방의 복지관에서 지내고 있어서 깜짝 놀랐다.

거리도 가까우니 나중에 시간이 좀더 지나 친해지면 복지관에 찾아가서 뭐라도 맛있는 거 사먹여야겠다 싶다.

 

한 가지 위안이 되는 건, 편지에 맞춤법이 틀린 부분이 전혀 발견되지 않았다는 거...

가정형편이 무척 안좋은 환경 속에서도 기본적인 초등학교 교육은 제대로 받은 것 같아

내심 너무 다행이고, 감사했다.

 

누군가에게 내가 가진 것을 조건없이 베풀어줄 수 있다는게 참으로 기쁘고 가치있는 경험인 것 같다.

작은 후원이 모여 아이가 무사히 대학에 진학하고

자기의 꿈인 사회복지 관련 일을 할 수 있기를 마음 속으로 기도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