끄적끄적

여러가지 필름 사용기

blueray 2010. 8. 2. 00:42

- 여러가지 컬러필름에 관한 간단 사용기 -


1. Kodak


(1) E100G

원래 인물사진을 염두에 두고 개발된 필름이라 탁월한 인물색감을 보여준다.
풍경에도 무난하게 쓸 수 있고, 노출과다 혹은 노출부족시에도 특정 컬러가 튀지 않는 것이 장점이다.
이제까지 써본 모든 필름 중에 결과물이 가장 안정적이고 예측가능해서
중요한 사진을 찍을 때 개인적으로 가장 선호하는 필름이다.





(E100G 의 결과물 - DSLR 로 찍으면 이런 정도의 예쁜 인물색감을 뽑기가 참 힘들다.
이런 면에서 보면 디지털 이미지는 아직까지 슬라이드 필름의 색감을 따라가지 못한다.)



(2) PORTRA 160VC 

코닥의 주력필름 중 하나인만큼 아주 고급스러운 결과물을 내어준다. 
그러나 인물피부표현에서는 코닥 특유의 노란끼가 강해서 사람마다 호불호가 갈릴 수 있다.
서양인(백인)을 기준으로 약간 노란끼를 넣어서
 피부색감이 예쁘게 보이도록 만든 것 같다는게 개인적인 추측이다. (근거는 없음..;;)
정말 좋은 필름이기는 한데 가격이 너무 비싼 것이 흠이다.
네가필름 한롤에 5,000원이라니..
일이천원만 더 보태면 보급형 슬라이드필름을 살 수 있는 가격이다.


(PORTRA 160VC 의 결과물 - 약간 노란끼가 돈다.)



(3) PORTRA 160NC

160VC 와 마찬가지로 매우 고급스러운 색감이며, 160VC 보다는 채도가 약간 낮다. 
배두나가 자기 사진집에서 주력으로 썼다고 해서 유명세를 탄 필름이기도 하다.
약간 빈티지하고 아늑한 색감을 좋아하는 사람들에게 추천할만한 필름이다.
그러나 이것도 160VC 보다는 덜하지만 역시 사람얼굴이 노르스름하게 나온다.
국내에서는 색감이 강한 VC 보다는 연한 색상의 NC 가 인기가 더 높다.



(PORTRA 160NC 의 결과물 - 위 사진의 경우 플래쉬의 영향이 있기는 하지만, 기본적으로 약간 베이지 혹은 옐로우톤이 깔린다.)




2. Fujifilm


(1) VELVIA 50, 100F

풍경에 특화된, 채도와 콘트라스트가 매우 높은 슬라이드 필름이다. 
비싸기도 드럽게 비싸다-_-..2008년 이후 엔高를 틈타 롤당 10,000 원이 넘었다.
피부색이 붉게 표현되므로 인물용으로는 적합하지 않다. 
좋은 필름이기는 하지만 이 필름을 현상소에서 스캔하는 경우 결과물에 실망할 가능성이 높다.
최근 큐픽이나 기타 FDI 에서는 후지의 SP-3000 스캐너를 쓰는데, 
이 스캐너로 스캔하면 채도가 높은 부분의 색이 뭉쳐서 떡지게 나오기 때문이다.
그래서 결과물을 보면 답답한 느낌이 들기 때문에 한두번 써보고는 더이상 쓰지 않게 됐다.
필름이 나쁜게 아니라 스캐너가 못받쳐주기 때문에..
니콘 필름스캐너로 같은 것으로 자가스캔을 하면 어떨지 모르겠는데..
아무튼 현재까지의 경험으로 보면 SP-3000 스캐너는 고채도 필름의 필름스캔에 문제가 있는 것 같다.



(VELVIA 100F 의 결과물 - 채도와 콘트라스트가 너무 높아서 부분부분 색상이 떡진다.)



(2) PROVIA 100F 

코닥의 E100G 처럼 인물과 풍경 모두에 쓸 수 있는 고급 슬라이드 필름이다.
E100G 를 쓰기 전엔 이 필름을 주력으로 썼었다.
비싼 필름인만큼 예쁘고 균형잡힌 결과물을 내어주지만, 노출부족이나 어둑어둑한 환경에서 찍었을 때 
전체적으로 푸른끼가 도는 것이 이 필름의 가장 큰 약점이다.
물론 사람에 따라서는 그런 푸른끼가 오히려 슬라이드 필름 특유의 매력이라고 느끼는 사람도 있겠으나,
어쨌든 실제에 존재하지 않는 색이 낀다는 것은 고급필름으로서 문제가 있다고 봐야 할 것이다.
4년 전만 해도 종로 삼성사에서 롤당 5천원이었는데, 어느 새 1만원까지 가격이 올랐다. 
이제 슬라이드 필름으로 사진찍으려면 준재벌이 되어야 할 것 같다..어흑..-_-



(PROVIA 100F 의 결과물 - 노출부족시 푸른끼가 돈다.)



(3) REALA 100 

필름사진 찍는 사람들에게 가장 인기있는 네가필름이다. 
입자가 곱고 인물, 풍경 모두 전천후로 예쁜 결과물을 내어준다. 
몇 년 전에 유제가 바뀐 후로 예전보다 색감이 떨어진다는 의견이 많은데,
개인적으로는 그런 차이가 있는지는 잘 모르겠다.
특징이라면 후지 특유의 녹색끼가 낀다는 것이다.
그래서 네가필름으로 필름사진을 찍으려면
코닥의 노란끼와 후지의 녹색끼 중에서 양자택일을 하는 수밖엔 없다.
(아그파의 경우 붉은끼가 끼어서 인물사진엔 영 어울리지 않는다.)
개인적으로는 코닥의 노란끼보다는 후지의 녹색끼를 더 선호하는 편이다.
후지필름이 일본내수시장에 주력하는 회사라 그런지
동양인 피부를 묘사하는데는 후지필름이 더 적합한 것 같다.



(REALA 100 의 결과물 - 녹색톤이 돈다.)




돈만 많다면야 무조건 E100G 를 쓰겠지만..
슬라이드 필름 가격이 너무 올라서
당분간은 리얼라만 써야 할 듯..