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Travel

싱가포르 #2

blueray 2010. 7. 13. 12:14

싱가포르 여행기 두번째..
둘째 날 간 곳은 Botanic Garden 이었다.
일정에 쫓기느라 반나절밖에 못봤는데 제대로 보려면 사흘은 걸린다고 한다.
전체적으로 제주도의 한림공원과 비슷한 느낌을 주는 곳이었다.



원시림같은 거대한 나무를 촬영중이신 최혁 교수님.
나무 중간에 밧줄처럼 내려온 것은 밧줄이 아니라 신기하게도 나무의 줄기다.




글로벌IB 과정 조교를 맡은 것은 이번이 두번째였다.
조교일을 하면서 직장인들이 또래의 대학원생들과 가장 다른 점이 무엇인지 꼽는다면
직장인들은 상대방과의 대화의 물꼬를 트기 위해 거의 본능적으로 타인의 일에 관심을 보인다는 것이다.
예를 들어 '점심 뭐 드셨어요?' 혹은 '면세점에서 뭐 사셨어요?' 따위의 의례적인 말들 말이다.
솔직히 말해서 남들이 점심에 뭘 먹었는지, 면세점에서 뭘 샀는지 진짜로 관심있을리 없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타인의 관심사를 화제거리로 삼기 위해 먼저 질문을 던지는 것,
나아가 그로부터 파생되는 상대방의 이야기나 경험을 잘 들어주고 적절히 호응해주는 것.
이것이 직장인이 회사에서 인간관계를 풀어가는 가장 기본적인 방법이다.
설령 그것이 진심이 아닌 예의상 하는 말이라도 그리 나쁠 것은 없다.
어차피 듣는 사람도 그것이 백퍼센트 진심은 아닌 것을 알고 있으니까.




반면 학교에서 공부하는 대학원생들은 이런 대인관계의 기술 면에서는 경험이 부족한 아마추어다.
대부분의 대학원생들은 혼자 생각하고 글을 쓰는 작업만을 하기 때문에 남의 일에 신경쓸 겨를이 없는게 현실이다.
그러다보니 30대 중후반에 박사학위를 딸 때까지 공부는 많이 했을지 몰라도
낯선 사람을 대하는 법은 20대나 다름없이 여전히 서투른 사람이 많다.
그러나 남들의 소소한 일상사나 감정에 관심을 기울이고 남들의 이야기를 잘 들을 줄 아는 것도
상당한 연습이 필요하고, 또 공부 못지 않게 중요한 일이다.




또하나 이번 여행에서 절실히 느낀건, 거절을 할거면 최초에, 단번에, 확실하게 해야 한다는 것이다.
매 기수의 글로벌IB 프로그램에는 수십명의 직장인이 등록해 있기 때문에 
특이한 성격의 사람들이 반드시 몇몇 섞여 있게 마련이고 이번에도 예외는 아니었다.
이런 특이한 사람들은 인솔자에게 무리한 요구를 해오는데,
이 때 처음에 확실히 거절해버리지 못하고 미안한 마음에 어느 정도 양보를 하게 되면
이후에 그 양보한 부분 때문에 나만 괴로워지게 된다.
개인적으로 정이나 부탁에 약한 성격인데..
적어도 공적인 일을 할 때는 미안한 마음이 들더라도
확실하게 거절하는 연습을 해야 할 것 같다.




식물원에는 예쁜 열대지역 꽃들이 정말 많았다.
삼각대랑 접사렌즈가 있었으면 좋았을텐데..




후지필름 카메라만이 낼 수 있는 예쁜 색감.
4년이 넘은 구형 기종이지만 S5pro 만의 부드러운 명암변화와 고급스러운 색감은 명불허전이다.
인물이든 풍경이든 찍고나서 결과물을 보면 절대 후회하지 않는 카메라.




고 노무현 대통령의 기념식수.
그가 2003년 10월 23일에 바로 이 자리에 있었구나..싶어 묘한 기분이 들었다.
저 세상에선 편히 쉬시길..




노무현 대통령의 기념식수 - 큰 사진 버전




식물원을 나오면서 기념사진 한 컷.
햇빛을 쪼여서 그런지 얼굴이 까맣다-_-
원래 얼굴 하얀데..흑흑..


여기까지 싱가포르 여행기 끗.
이제 인도네시아로 고고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