끄적끄적

비중격 만곡증 수술후기

blueray 2013. 4. 15. 02:47

 

별 생각없이 받은 수술이 이렇게 힘들 줄은 생각도 못했다. ㅠㅠ

 

가족 중에 누군가가 수술을 받을 경우를 대비해서 대충 생각나는 대로 정리해보는 수술후기.

 

 

 

1. 수술 전날: 밤 12시부터 금식 (물도 안됨)

 

 

2. 수술 당일:

 

- 수술 당일날은 오후 2시쯤부터 전신마취 후에 수술시작.

   전신마취는 전혀 괴롭지 않고 마취가스를 입으로 몇번 들이쉬면 바로 의식을 잃는다.

 

- 수술이 끝나고 마취가 깬 시각이 오후 3시 30분 정도.

   양쪽 코가 지혈을 위한 심지로 완전히 막혀있기 때문에 입으로만 숨을 쉬어야 하고

   이 때부터 다음 날 오전까지가 지옥같이 견디기 힘들다.

   입으로만 숨을 쉬면 입안이 바짝 마르는데, 저녁 8시까지는 물도 못마시게 하고

   그냥 버티라고 한다. 이 8시 까지가 정말 죽고 싶을만큼 괴롭다.

   저녁 8시가 지나면 물을 마실 수 있으므로 그나마 약간 나아지지만

   호흡이 불편하기 때문에 괴로움은 계속되고 잠은 거의 잘 수 없다.

   이 날까지는 금식.

 

 

3. 수술 후 1일:

 

-  불편한 호흡에 괴로워하면서 뜬눈으로 밤을 지새고, 아침 7시쯤 첨으로 식사를 한다.

   식사를 하고 나서 아침 8시쯤 1차 심지 제거를 한다. 코속에 박은 심지 중에

   외부에 있는 심지만을 1차적으로 제거해서 답답한 느낌이 훨씬 덜하게 해주는데,

   내부에 있는 심지는 그대로이므로 코로 숨못쉬는 것은 마찬가지다. ㅠㅠ

  

- 근데 아침을 먹고 나면 약간 기운이 돌아와서 그런지는 몰라도, 침분비가 전날보다 많아져서

   입으로만 호흡하더라도 입속이 완전히 마르지 않고 어느 정도의 수분이 유지된다.

   그래서 수술 직후보다는 훨씬 덜 괴롭게 느껴진다. 

 

- 다만 전신마취의 영향 때문에 컨디션이 좋았다가 나빴다가 하는 변화가 있어서

  낮에는 상태가 좋았는데 밤에는 미열이 나기도 한다.

 

- 시간이 갈수록 입호흡에도 적응이 되고 점점 견딜만하게 된다.

 

 

4. 수술 후 2일:

 

- 아침 8시쯤 내부에 있는 심지를 뽑는데, 이게 좀 고통스럽다. 근데 난 동네 이비인후과에서

  워낙 비염치료를 오래 한 경험이 있어서 그런지 그냥 참을만 했다. 심지를 뽑고 나서 바로

  숨을 쉴 수 있는 것은 아니고 실리콘 보형물 같은 것을 넣어서 일단 코뼈를 지지해주는 것 같다.

 

- 그리고 바로 퇴원.

 

 

5. 수술후 3일:

 

- 여전히 입으로만 숨을 쉬고 있지만 부었던 코가 많이 가라앉았다. 입으로 하는 호흡에 완전히 적응해서

   그리 힘들지 않다. 낮에는 내가 입으로 호흡을 하고 있어서 불편하다는 생각이 안날만큼 적응이 됐다.

 

 

6. 수술후 6일:

 

- 병원에 가서 실리콘 보형물(?)을 제거했다. 보형물을 빼는 순간 두 콧구멍으로 밀려드는 맑은 공기..

  아...진작 수술할껄..ㅠㅠ 이렇게 호흡이 편한것을..

  수술전보다 체감적으로 거의 두 배에 가까운 양의 공기를 호흡하는 느낌이다.

  수술을 다 마치고 나니 한편으로는 이제까지 숨쉬는데 불편함을 견디면서 살아온게 너무 억울하고

  또 한편으로는 그나마 이제라도 남은 인생은 편하게 숨쉴 수 있을 것 같아 얼마나 다행인지 모른다.

 

 

결론..자주 코막히거나 비염있는 사람들은 정말 꼭 해야만 하는 수술..